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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월레스와 그로밋 : 전자바지 소동(The Wrong Trousers), 범죄자 펭귄을 구속하기 위한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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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 층 재미있어진 월레스와 그로밋

저는 아드만 스튜디오의 월레스와 그로밋 시리즈를 정말 좋아합니다. 이번에는 두번째 시리즈인 전자바지 소동(The Wrong Trousers)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월레스와 그로밋 : 전자바지 소동(The Wrong Trousers)은 전작인 화려한 외출(A Grand Day out)에 비해 업그레이드된 연출이 돋보입니다. 우선 전작보다 제작 측면에서 높은 퀄리티를 자랑합니다. 앞선 1편의 캐릭터들은 사람의 지문이 보일 정도로 다소 투박한 모습이었는데요. 이번에는 훨씬 정교한 클레이 아트 실력이 돋보입니다. 그리고 악당 펭귄이자 절도범인 '페더스 맥그로우'가 처음 등장한 시리즈이기도 합니다. 페더스 맥그로우는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눈 한번 깜빡이지 않는 단호함과, 계획한 것은 반드시 이뤄내는 실행력, 그럼에도 펭귄이라는 타고난 본질 때문에 묘하게 귀여워 보이기도 하는 모습 덕분에 더욱 흥미로운 캐릭터입니다.

2. 그로밋의 생일 선물로부터 시작된 사건

월레스와 그로밋 : 전자바지 소동(The Wrong Trousers)의 모든 시발점은 월레스가 그로밋에게 생일 선물로 준 '전자바지'입니다. 그로밋의 생일, 월레스는 강아지 산책용 목걸이와 전자바지를 함께 선물합니다. 발명까지 할 정도로 똑똑한 강아지인 그로밋이지만, 그가 강아지라는 점을 고려해서 산책을 좋아한다는 것을 염두에 둔 귀여운 선물입니다. 그리고 전자바지를 사용해 산책하러 나간 그로밋을 발견한 것이 범죄자 펭귄, 페더스 맥그로우입니다. 이후 페더스 맥그로우는 그로밋의 전자바지로 다이아몬드를 훔칠 계획을 세웁니다. 마침 그때, 재정난에 허덕이던 월레스는 방 한칸에 세를 주기로 합니다. 타이밍 좋게 페더스 맥그로우가 세입자로 들어오게 됩니다. 이 때, 페더스 맥그로우는 센스 있는 행동들로 월레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급기야 월레스와 그로밋의 사이는 점점 멀어지고, 페더스 맥그로우가 월레스의 새로운 반려동물이 되는 듯 보입니다. 마음을 다친 그로밋은 가출을 하고 맙니다. 그 후, 월레스는 아침이 되어 잠에서 깨어나 평소와 같이 최첨단 침대에서 눈을 떴습니다. 평소라면 최첨단 침대는 월레스를 1층 주방에 있는 식탁 의자에 앉혀 주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월레스가 착지한 곳은 다름 아닌 전자바지였습니다. 심지어 전자바지에 부착되어 있던 작동 버튼들도 사라져버렸습니다. 월레스는 영문도 모르고 전자바지의 움직임에 따라 행동하게 됩니다. 한편 가출한 강아지가 되어버린 그로밋은 절도범 수배 전단지를 보게 되는데, 그 절도범이 바로 세입자인 페더스 맥그로우였습니다. 그의 뒤를 밟아보니 전자바지를 입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월레스를 발견하게 되고, 둘은 다시 마음을 모아 페더스 맥그로우를 체포합니다. 그리고 페더스 맥그로우는 동물원에 구금되며 영화가 마무리됩니다.

3. 두고두고 회자되는 악당, 페더스 맥그로우

월레스와 그로밋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고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영화 중 하나입니다. 그 이유는 각각의 캐릭터가 개성 있고 풍부하게 그려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특히 월레스와 그로밋 : 전자바지 소동(The Wrong Trousers)에서 첫 등장한 월레스와 그로밋의 첫번째 악당, 펭귄 페더스 맥그로우가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귀여운 외모, 똑똑한 두뇌, 치밀한 전략 등을 고루 갖춘 모습이 실제 특정 펭귄을 참고하여 만든 캐릭터라고 느껴지기 때문일까요? 실제 남극에 있는 전투 펭귄, '아델리 펭귄' 같아서 친근감이 듭니다. 그리고 펭귄이 다이아몬드를 훔치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는 설정도 신선하게 느껴지고, 마지막 장면에서 감옥이 아닌 동물원에 구금된다는 것도 귀여운 시청 포인트입니다. 월레스와 그로밋 : 전자바지 소동(The Wrong Trousers) 이후의 페더스 맥그로우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월레스와 그로밋 단편선의 마지막 시리즈인 월레스와 그로밋 : 양털 도둑(A Close Shave)에서 페더스 맥그로우의 탈옥을 암시하는 듯한 장면이 있습니다. 그로밋이 비행기를 타고 도망치는 장면에서 잠깐 절벽이 노출되는데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페더스 맥그로우가 서 있고, 탈옥 후 도주한 듯한 모습입니다. 저도 사람들이 찾아낸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요. 이렇듯 월레스와 그로밋 : 전자바지 소동(The Wrong Trousers)은 1993년에 개봉하여, 개봉한 지 30년이 된 작품인데도 아직까지 회자되곤 합니다. 과연 아드만 스튜디오의 캐릭터 창작 능력 덕분에 그런게 아닌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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