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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월레스와 그로밋 빵과 죽음의 문제(Wallace and Gromit: A Matter of Loaf and Death), 제빵사가 된 월레스와 그로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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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월레스와 그로밋, 제빵사가 되다

월레스와 그로밋은 매 시리즈마다 새로운 직업을 가지곤 합니다. 이번 단편 영화, '월레스와 그로밋 빵과 죽음의 문제(Wallace and Gromit: A Matter of Loaf and Death)'에서는 월레스와 그로밋이 제빵사로 분해 베이커리를 창업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걸작 단편선인 화려한 외출, 전자바지 소동, 양털 도둑 이후로 처음 공개된 단편 영화입니다. 2008년 크리스마스에 공개된 이번 시리즈는 2005년 개봉한 장편 영화 '거대 토끼의 저주'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거대 토끼의 저주에서는 월레스와 그로밋이 해충 관리사였습니다. 발명 능력이 출중해서 그런지, 정규직으로 취업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부럽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빵을 좋아해서, 제빵사로 변신한 월레스와 그로밋의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클레이 아트로 구현한 빵과 베이커리의 모습도 신선했고 30분 내외의 짧은 시간에도 기승전결이 탄탄한 이야기를 구현하였다는 점에서 역시 아드만 스튜디오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습니다. 또한 발전을 거듭하여 점점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주는 클레이 애니메이션 제작 역량에도 감탄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2.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그로밋의 사랑

'월레스와 그로밋 빵과 죽음의 문제(Wallace and Gromit: A Matter of Loaf and Death)'에서는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일명 '베이크-오-라이트 걸'로 전직 빵 광고 모델이었던 '파이엘라 베이크웰'과 그녀의 반려동물인 흰색 푸들 '플러플'입니다. 월레스는 파이엘라와, 그로밋은 플러플과 각각 사랑에 빠지며 이야기가 풍부해집니다. (심지어 파이엘라의 성인 '베이크웰(Bakewell)'을 보면 성마저도 빵을 상징하는 것 같아 흥미롭습니다.) 영화는 언제나처럼 빵을 구워서 고객에게 배달하던 월레스와 그로밋이, 위험에 빠진 파이엘라와 플러플을 구해주며 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월레스와 파이엘라는 점차 가까워지고, 월레스는 파이엘라에게 사랑을 느낍니다. 그로밋은 그저 평소처럼 열심히 빵을 구우며 일상을 보냅니다. 그저 플러플의 행동이 이상해보인다고 느낄 뿐입니다. 한편 월레스와 그로밋이 사는 마을에는 제빵사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합니다. 하지만 제빵사인 월레스와 그로밋은 안타까워할 뿐,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어느 날, 파이엘라는 월레스와 데이트를 즐기다 실수로 월레스의 집에 지갑을 둔 채 귀가하고, 월레스는 파이엘라에게 지갑을 돌려주기 위해 그로밋을 보냅니다. 그로밋은 파이엘라의 집에 방문하게 되고 이상한 장면들을 목격합니다. 이후, 파이엘라를 제빵사 사건의 주범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월레스를 지키기 위한 그로밋의 방어 전략이 펼쳐집니다. '강아지를 위한 전자보안학'을 독학하며 집에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고, 집 안에 있는 날카로운 물건들을 모조리 폐기하고, 파이엘라가 월레스를 위해 만든 음식은 무조건 먼저 맛을 보는 등 월레스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일련의 사건들로 공감대를 형성한 플러플과 그로밋은 점점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됩니다.

3. 파이엘라 베이크웰의 이야기

영화에서 제빵사 사건의 주범으로 등장하는 '파이엘라 베이크웰'에게도 사정은 있었습니다. 파이엘라는 과거 '베이크-오-라이트 걸'로서 식빵 모델로 활동하였습니다. 모델 시절의 파이엘라는 늘씬한 몸매의 소유자였습니다. 하지만 빵 때문에 늘씬했던 몸매가 사라지면서 빵과 제빵사에 대한 분노가 켜켜이 쌓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빵사만 골라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던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파이엘라는 총 13명의 제빵사를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데요. (월레스가 바로 13번째 범죄의 대상이었지만, 그로밋 덕분에 월레스는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식빵이 13개가 한 묶음이기도 하고, 서양에서는 13이라는 숫자가 불길함의 상징으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13일의 금요일'을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월레스와 그로밋의 제작사인 아드만 스튜디오와 감독 닉 파크의 세심함이 돋보이는 설정입니다. 아무튼, 영화 월레스와 그로밋과, 빵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좋아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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