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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월레스와 그로밋 : 화려한 외출(A Grand Day out), 치즈로 만든 달로 떠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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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월레스와 그로밋, 아드만 스튜디오의 걸작

여러분은 영화 월레스와 그로밋을 아시나요? 월레스와 그로밋은 아드만 스튜디오의 걸작입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클레이 애니메이션과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을 좋아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런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게 된 것은 영화 월레스와 그로밋 덕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동네에 있던 비디오 가게에서 아드만 스튜디오의 단편선을 빌려서 보는 것을 특히 좋아했는데요. (동물원 인터뷰, 아담, DJ의 아침 등 아드만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주옥 같은 단편선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똑같은 비디오를 몇 번이나 빌려보던 제가 모처럼 새롭게 발견했던 것이 바로 월레스와 그로밋이었습니다. 오늘은 그 월레스와 그로밋 3부작 중 첫번째 작품, 치즈로 만든 달로 유명한 영화 월레스와 그로밋 : 화려한 외출(A Grand Day out)에 대해 리뷰해보려고 합니다.

2. 치즈를 먹으러 떠난 화려한 외출(A Grand Day out)

영화 월레스와 그로밋 : 화려한 외출(A Grand Day out)은 발명가 월레스와 그의 똑똑한 애완견 그로밋이 휴가 장소를 고르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치즈와 크래커를 좋아하는 월레스는 치즈가 가득한 곳으로 가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선정한 곳이 치즈 행성, 달입니다. (당시의 서구 문화권에서는 달이 치즈일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런 시대상을 반영해서 독창적인 이야기가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지하실의 쥐가 지켜보는 가운데 나무를 자르고, 주황색 페인트를 발라 마침내 우주선이 완성되고, 심지에 불을 붙여 동력을 얻습니다. 결국 월레스와 그로밋, 그리고 크래커를 가득 태운 우주선이 발사됩니다. 우주로 향하는 길, 월레스는 토스트를 구워먹고, 그로밋은 카드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참고로 그로밋은 카드 쌓기 놀이를 하는 중이었는데, 착륙 에너지 때문에 마지막 카드를 쌓기 전에 카드 탑은 와르르 무너집니다.) 그리고 마침내 달에 착륙합니다. 월레스는 달에 착륙하자마자 공을 던져봅니다. 하지만 중력으로 인해 공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월레스와 그로밋은 보호 장비 하나 없이 그냥 서 있죠.) 그리고 괜찮은 곳에 자리를 잡고 피크닉을 준비합니다. 준비해온 다기 세트와 크래커를 펼쳐놓고 마침내 달을 한 조각 잘라봅니다. (자르는 소리가 너무 귀엽습니다.) 달 치즈와 크래커를 맛 본 월레스는 익숙하지 않은 맛에 지구의 치즈와 비슷한 맛을 찾으려 노력합니다. 달의 이곳저곳을 맛본 월레스와 그로밋은 산책을 하다가 우두커니 서 있는 자판기 로봇에 동전을 넣어 보았지만 자판기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한편 청력이 사람보다 좋은 강아지 그로밋은 자꾸만 이상한 느낌이 들었고, 그것은 적중하였습니다. 수십년간 작동하지 않았던 자판기 로봇이 월레스의 동전으로 작동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자판기 로봇은 달을 망가뜨린(달을 잘라 먹어버린) 월레스와 그로밋의 뒤를 쫓기 시작합니다. 과연 월레스와 그로밋, 그리고 자판기 로봇은 어떻게 될까요?

3. 나의 유년, 청년, 성년을 함께한 월레스와 그로밋

저는 월레스와 그로밋을 100번도 더 보았습니다. 저의 유년, 청년, 성년을 함께한 영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특히 1편인 영화 월레스와 그로밋 : 화려한 외출(A Grand Day out)은 정말 많이 봤습니다. 월레스와 그로밋은 2편인 월레스와 그로밋 : 전자바지 소동(The Wrong Trousers)부터 극적으로 고도화된 클레이 아트 제작 실력을 볼 수 있는데요. 이에 비해, 1편 월레스와 그로밋 : 화려한 외출(A Grand Day out)과 같은 아드만 스튜디오의 초기작을 보면 캐릭터를 직접 제작한 사람의 지문이 보일 정도로 투박한 느낌이 납니다. 그리고 조금은 덜 섬세한 후시 녹음이 더해져 오히려 친근하게 느껴지면서도, 이 영화를 처음 볼 때 느꼈던 신선함을 여전히 만나게 해줍니다. 이 느낌이 좋아서 월레스와 그로밋이 주기적으로 생각이 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달을 치즈로 만들었다는 설정은 2022년인 지금 생각해보아도 새롭습니다. 그리고 월레스와 그로밋 덕분에 에멘탈 치즈를 알게 되고, 그 치즈를 처음 맛본 날 생각했던 맛이 아니라서 감출 수 없었던 실망감도 생각납니다. 월레스와 그로밋을 떠올리면 신선하고 재미있는 영화라는 감상과 더불어, 제가 이 영화 덕분에 느끼고 겪었던 숱한 사건들이 생각이 나서 더 이 영화를 놓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감상평을 쓰다보니 다시 영화가 보고싶어지고, 언제 나올지 모르는 아드만 스튜디오의 신작을 기다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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